일제가 갈라놓은 창경궁과 종묘가 90년 만에 다시 연결됐다. 한국에 돌아 와 본 모양이 공사 중인 창경궁 앞의 모습이었다. 금방 끝나려나 했던 공사는 시간이 흘러도 좀처럼 끝나지 않았다. 교통체증은 심했다. 단지 공사의 문제만은 아니었으나 공사로 그 책임을 미루기 좋아 보였다. 지저분한 도로를 지나면서 '언제나 끝나나?'했는데 지난해부터 본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제는 마무리한다고 하니 다행이다. 일제시대레 우리의 쓰디쓴 역사의 한 장면을 보여줬던 창경궁, 그리고 종묘까지 이어진 참혹한 칼부림을 이제 수술로 마무히 한다.
종묘는 조선의 역대 왕과 왕비의 신주(위패)를 모신 왕가의 사당으로, 국내 최초로 등재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다. 1932년 일제가 지금의 ‘율곡로’를 개설하면서 창경궁과 종묘 사이가 끊어졌다. 의도적으로 끊었다는 얘기가 많이 들렸다. 우리는 힘이 없었다. 아무도 항변하지 못했다. 서울시는 율곡로를 지하화하고 녹지를 조성해 끊어졌던 녹지축을 연결하는 ‘창경궁-종묘 연결 역사복원사업’을 마무리했다. 참 많은 시간이 걸렸다. 그러면서 조선왕실의 발자취를 느끼며 산책할 수 있는 궁궐담장길도 새로 생겼다. 22일부터 개방되니 가족·지인과 나들이 다녀오면 좋을 듯하다. 가장 먼저 달려가고 싶은 마음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이 길을 걸으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각오를 다져볼 일이다. 그리고 와신상담하며 미래를 준비하면 좋겠다.
‘창경궁-종묘 연결 역사복원사업’ 첫 삽 뜬지 12년 만에 완료
서울시는 창경궁과 종묘를 90년 만에 다시 연결했다. ‘창경궁-종묘 연결 역사복원사업’은 ①일제가 허문 궁궐담장(503m)을 선형 그대로 복원하고 ②창경궁과 종묘 사이를 약 8,000㎡의 녹지대로 연결하고 ③담장을 따라 창경궁을 바라볼 수 있는 궁궐담장길(340m) 조성을 주요 내용으로 추진됐다.
이번 역사복원은 율곡로 개설로 섬처럼 분리돼버린 종묘를 선조들이 계획했던 공간으로 되돌려, 국가상징물의 역사적‧전통적 가치를 회복했다는 데 가장 큰 의미가 있다.
먼저, 창경궁과 종묘를 단절시켰던 율곡로를 지하화하고 그 위에 축구장보다 넓은 녹지(약 8,000㎡)를 만들어 끊어졌던 녹지축을 이었다. 참나무류와 소나무, 귀룽나무, 국수나무, 진달래 등 760그루를 심어 자연스러운 다층구조의 숲을 완성했다.
일제가 없애버린 창경궁과 종묘 사이 궁궐담장(503m)과 북신문도 최대한 원형 그대로 복원했다. 서울시는 종묘의궤(1706~1741), 승정원일기 등 문헌을 통해 규모와 형태가 가장 유사한 창경궁의 동문(東門)인 월근문(月覲門)을 참고해 복원했다. 북신문은 임금이 비공식적으로 창경궁에서 종묘로 갈 때 이용했던 문으로, 그 내용이 ‘조선왕조실록’에 생생히 소개되고 있다.
복원된 궁궐담장을 따라 조선왕실의 발자취를 느끼며 산책할 수 있는 길이 340m, 폭 3m의 ‘궁궐담장길’(돈화문~원남동사거리)도 새로 생겼다. 조선시대엔 없었지만, 이번 역사복원사업을 통해 새롭게 조성한 길로, 노약자‧임산부‧장애인 등 보행약자도 편리하도록 계단과 턱이 없는 완만한 경사로 설계됐다. 원남동사거리에는 산책로로 연결되는 엘리베이터가 설치됐다. 복원된 담장·녹지와 새로 조성한 궁궐담장길은 22일부터 시민에게 개방한다.
다만, 당분간 궁궐담장길에서 종묘와 창경궁으로 출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시는 창경궁과 종묘 사이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도록 현재 문화재청과 협의 중으로, 함양문을 통해 창덕궁과 창경궁을 통행하는 것처럼 진출입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창경궁-종묘, 하나로 연결돼 있었지만 1932년 일제가 율곡로 개설해 갈라놔
종묘는 조선의 역대 왕과 왕비의 신위를 봉안하고 제사를 지내는 곳으로,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 ‘종묘와 사직이 무너진다’는 표현을 썼을 정도로 국가를 대표하는 상징물이다.
당초 종묘와 동궐(창덕궁·창경궁)은 담장 하나를 사이에 두고 숲으로 이어져 있었지만, 조선총독부가 광화문 앞에서 창덕궁 돈화문을 지나 조선총독부의원(서울대학교병원의 전신인 대한의원, 국권을 빼앗긴 뒤 개명) 앞을 통과하는 도로를 만들며 창경궁과 종묘를 갈라놓고 구름다리(관덕교, 철거 후 잔재는 서울역사박물관 보관)를 놓았다.
일제는 풍수지리상 북한산의 주맥이 창경궁에서 종묘로 흐르게 되어 있는 것을 도로의 신설과 확장이라는 미명 아래 끊어버렸다. 주산(主山)은 창덕궁과 종묘 사이의 동산으로, 두 지역을 힘 있게 이어주고 있었음을 ‘조선왕조실록’에서 확인할 수 있다.
창경궁-종묘 역사복원이 완성됨에 따라 인근의 청와대, 서울공예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그리고 다음달 6일 개장을 앞둔 광화문광장과 녹지공원으로 돌아올 송현동 부지까지, 서울 도심이 역사‧문화‧예술‧녹지가 어우러진 공간으로 거듭나는 데도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문의 : 다산콜센터 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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